티스토리 뷰

가로젠코/글

[가로젠코]연령반전-1

오비탈 2019. 1. 10. 00:10

*금속배트보다 n살 많은 젠코라는 설정입니다. 원작에서 금속배트와 젠코의 나이차이가 5~7살 정도니 이 연성에서도 젠코가 금속배트보다 5~7살 많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맞아. 배드, 오늘 빨래 네 담당 아니었어?”

 

젠코가 옷가게의 코트를 뒤적이며 무심히 물었다. 용이 그려진 후드를 유심히 살피던 금속배트는 그녀의 말을 듣더니 아차 싶은 표정으로 사과를 했다.

 

, 미안. 세탁기에 돌리고 안 널고 왔다!”

됐어. 내가 했어. 요새 괴인이 자주 나타나서 바쁘잖아.”

 

오늘 인터넷에 뜬 괴인 출몰 기사가 세 개나 떠올랐다. A시에서 낭급 한 마리, I시에서 호급 두 마리, 금속배트에게 처치당한 S시의 호급 한 마리. 전부 재해 레벨이 낮고 금방 해결됐지만 하루에 벌써 괴인이 세 번이나 나타났다. 희귀하던 귀급도 매 달 한 번씩 출몰한다. 젠코는 동생 몰래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마음에 든 코트를 집었다.

 

그럼 내일 아침은 내가 하는 거였으니 대신 네가 해. 아까 퇴근할 때 장 봐 놨어.”

. 고마워.”

 

금속배트가 해맑게 웃었다. 천진한 동생의 미소를 보니 젠코의 어두운 얼굴도 금방 펴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밥해주랴 학교 준비물 챙겨주랴 손이 많이 갔는데 어느새 집안일을 분담할 수 있을 정도까지 컸다. 젠코 눈에는 아직도 아기이지만 말이다. 실제로도 고등학생이니 어렸다. 젠코는 교복을 개조해 입고 있는 금속배트를 바라보았다. 부모님 얼굴도 제대로 기억 못하고 누나 손에 큰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렸다.

 

이거 어때?”

 

젠코가 진한 분홍색 코트를 금속배트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금속배트는 자신이 보던 옷을 은근슬쩍 뒤로 숨기며 성의 없이 훑어보았다.

 

예뻐.”

그럼 계산하고 온다. 네 옷도 사줄까?”

 

젠코가 슬그머니 금속배트의 뒤편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아냐! 됐어.”

 

금속배트가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뭘 골랐기에 그렇게 놀라?”

 

짐작이 되면서도 젠코는 가늘게 눈초리를 뜨며 뒤로 숨긴 금속배트의 손을 억지로 잡아 뺐다. 힘을 주어 버텼지만 그는 마지못해 젠코에게 자신이 고른 옷을 보여주었다.

 

제발 그 용 그려진 옷 좀 안 입으면 안 돼?”

, 내 마음이지. 그럼 이걸로 살거야.”

 

금속배트는 아까부터 눈여겨 봐두었던 또 다른 후드를 꺼냈다.

 

아니. 호랑이 그려진 것도 말고. 지금 장난 하냐?”

내 취향이 이런 건데 뭘. 그리고 내가 누나 나이 돼서도 이런 거 입고 다니겠어?”

너라면 그럴 것 같아. 애기 때랑 변한 게 없어 진짜.”

 

젠코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어릴 때에는 귀여워서 원하는 대로 입혔으나 고등학생이 돼서도 취향이 그대로일 줄이야. 등이나 가슴 쪽에 커다랗게 용이나 호랑이, 사자 따위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으면 동생인데도 가끔씩 창피할 지경이었다.

 

아마이보고 멋있다고 하는 누나가 할 소린 아닌데?”

! 아마이는 코디랑 불화설이 있어서 그래.”

 

좋아하는 연예인을 걸고넘어지자 젠코가 버럭 화를 냈다. 금속배트는 가소롭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누나가 하도 좋아해서 사인 받아주긴 했지만 걔 성격 완전 더러워.”

갑자기 성격얘기가 왜 나와? 우리 오빠는 잘생기기라도 했지 너는 못생기고 성격도 더럽잖아.”

? 누나랑 나랑 똑같이 생겼어. 거울이나 봐.”

됐어. 이거 계산하고 올 테니까 니 마음대로 사든가.”

 

상당히 기분이 나빴는지 젠코가 씩씩 거리며 계산대로 걸어갔다. 기분이 상한 것은 금속배트도 마찬가지여서 그는 보던 옷을 모두 제자리에 걸어두었다. 보통의 남매답지 않게 살갑게 팔짱도 끼고 나란히 걷던 그들이었으나 옷가게를 나오자마자 멀찌감치 떨어져 걷기 시작했다.

 

.”

 

뚱한 표정으로 남남처럼 앞만 바라보며 걸어도 누가 보아도 남매 사이였다. 이따금 금속배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젠코는 괜히 귀에 거슬려 바로 옆에 떨어진 햄버거집으로 들어갔다. 금속배트가 제 누나를 힐끔 보았으나 입을 비죽 내밀며 매정하게 지나쳤다.

 

'가로젠코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로젠코]아로새기다-11  (0) 2019.01.12
[가로젠코]처음-9(完)  (0) 2018.12.30
[가로젠코]처음-8  (0) 2018.12.30
[가로젠코]낙원-7(完)  (0) 2018.12.28
[가로젠코]처음-7  (0) 2018.12.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6/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